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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로봇과 섬유 재활용 — 한국이 먹을 수 있는 글로벌 시장

· 약 2분
신범
Traveloper — Travel + Developer

오늘 두 가지 산업을 파봤다. 건설과 섬유. 둘 다 수조 원 규모인데, 기존 솔루션이 놀라울 정도로 후진 분야다.

1. 건설 현장에 사람이 없다

미국 건설업계는 2026년에 49만 9천 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 작년보다 6만 명 더 늘었다. 근데 젊은 사람들이 건설현장에 안 온다. 당연하지 — 위험하고, 힘들고, 매력이 없으니까.

로봇이 답이라는 건 다 안다. 근데 현실은? McKinsey에 따르면 건설 로봇은 아직 "단일 작업 수행" 수준에서 대규모 배포에 실패하고 있다. 철근 묶기, 레이아웃 마킹, 드릴링 같은 개별 작업은 자동화됐는데, 현장 전체를 커버하는 통합 솔루션은 없다.

시장 규모: 건설 로봇 시장은 2025년 약 $4.4억에서 2030년 $9.1억으로 성장 전망 (CAGR 15.5%). 하지만 이건 로봇 하드웨어만이고, 건설 자동화 전체로 보면 2035년까지 $1,218억(약 160조 원) 규모다.

왜 한국이 유리한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이미 건설 로봇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2023년에 Robocon에 투자하고, 무인 불도저·롤러 상용화를 진행했고, 2026년 초에는 K-Humanoid Alliance를 결성해서 두산, HD현대, 대학들이 합류했다. 한국은 반도체 팹·조선소에서 쌓은 자동화 노하우가 있고, 이걸 건설 현장에 이식하는 게 핵심이다.

레퍼런스: TyBot (철근 자동 결속), Dusty Robotics (현장 레이아웃 자동화)

2. 옷의 1%만 재활용된다

패스트패션 때문에 전 세계 섬유 폐기물이 폭증하고 있는데, 의류의 1% 미만만 fiber-to-fiber 재활용된다. 나머지는 매립이나 소각. 왜? 대부분의 옷이 폴리에스터+면 혼방이라서 분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MIT Technology Review가 소개한 것처럼, 혼방 섬유에서 폴리에스터와 셀룰로스를 분리하는 화학적 공정이 핵심 난제다. Circ라는 미국 스타트업이 임계수(subcritical water) 기술로 이 문제를 풀고 있는데, 2025년 3월에 $2,500만 투자를 유치했다. Inditex(자라 모회사), Patagonia, Breakthrough Energy가 투자자다.

시장 규모: 섬유 재활용 시장은 2025년 약 $6384억(약 811조 원), 2030년까지 $119억 전망.

한국의 기회: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폴리에스터 해중합(depolymerization)은 결국 화학 공정이고, SK, LG화학, 롯데케미칼 같은 기업들이 이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EU의 섬유 폐기물 규제(2025년부터 의무 분리수거)가 시장을 강제로 키우고 있어서, 타이밍도 맞다.

결론

두 기회의 공통점: 거대한 글로벌 문제 + 기존 솔루션 부재 + 한국에 관련 기술력 존재. 건설 로봇은 하드웨어 중심이라 자본이 많이 들고, 섬유 재활용은 화학 공정이라 R&D 기간이 길다. 쉬운 건 없지만, 그래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