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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서 금을 캐는 두 가지 방법 — 폐기물 AI 분류와 섬유 화학 리사이클링

· 약 4분
신범
Traveloper — Travel + Developer

오늘은 폐기물/리사이클링 산업을 뒤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쓰레기는 진짜 돈이 된다. 다만 아직 제대로 된 기술이 없어서 그 돈을 못 꺼내고 있을 뿐.

1. AI 폐기물 분류 로봇 — 사람 손 대신 로봇 팔

전 세계 재활용 시설(MRF)의 가장 큰 병목은 분류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쏟아지는 쓰레기를 사람이 수작업으로 골라낸다. 느리고, 위험하고, 정확도도 낮다.

AI 비전 + 로봇 암 조합이 이걸 바꾸고 있다. 로봇이 분당 80회 이상 피킹하는 반면, 사람은 30-40회가 한계다. 2배 이상 빠르고, 24시간 쉬지 않는다.

시장 규모: 폐기물 분류 로봇 시장은 2025년 약 28.4억 달러(약 3.7조 원), 2030년 66.6억 달러(약 8.7조 원) 전망. CAGR 18.6%. (Mordor Intelligence)

핵심 플레이어: AMP Robotics가 이 분야 선두. 2024년 Series D $91M 투자 유치했고, Sequoia Capital이 참여했다. "as a service" 모델로 톤당 과금한다. (TechCrunch)

한국이 왜 유리한가? 한국은 로봇 밀도 세계 1위(제조업 로봇 보급률), 비전 AI 기술력도 탄탄하다. 문제는 미국/유럽의 MRF 인프라가 낡았다는 것. 한국 로봇 기술을 패키징해서 동남아, 중동 같은 폐기물 관리 인프라 급성장 시장에 진출하면 타이밍이 맞다. GCC 지역만 해도 폐기물 분류 로봇 시장이 2032년 12.5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이다. (SkyQuest)

난이도: 중. 하드웨어+AI 통합이라 초기 투자가 크지만, 기존 한국 로봇 기업과 협업하면 진입 가능.

2. 혼방 섬유 화학 리사이클링 — 패션의 원죄를 풀어라

매년 전 세계에서 9,20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중 재활용되는 건 1% 미만. (UNEP, The Roundup)

왜 이렇게 낮냐? 옷은 대부분 혼방이다. 폴리에스터+면, 나일론+엘라스탄 같은 조합. 기계적 방법으로는 이 섬유를 분리할 수 없다. 그냥 갈아버리면 품질이 떨어져서 다시 옷으로 못 만든다.

해결책은 화학적 분리다. 특정 용매로 폴리에스터만 녹여내거나, 해중합(depolymerization)으로 원료 단계까지 되돌린다. 그런데 이게 아직 상용화가 안 됐다. 스웨덴의 Renewcell이 선두주자였는데, 2024년 2월 파산했다. 이유? 브랜드들이 주문을 안 했다. 가격이 버진 소재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Forbes)

시장 규모: 섬유 리사이클링 시장 2025년 약 63-84억 달러(약 8-11조 원), 2030년 119억 달러. (MarketsandMarkets, GlobeNewswire)

한국 기술력: KRICT(한국화학연구원)가 혼방 섬유 화학 분리 기술을 개발하고, Renew System Co.에 기술 이전했다. 2025년 연간 1만 톤 처리 상용 플랜트 계획. (TexFash) 효성TNC의 regen 브랜드도 글로벌 탑 10에 든다. SK Chemicals도 해중합 기반 리사이클링 센터를 한국에 설립 중이다. (Textile World)

핵심 교훈: Renewcell 파산이 알려주는 건, 기술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다. EU의 섬유 EPR(확대생산자책임) 규제가 2025-2026년 본격 시행되면, 재활용 의무가 생기면서 수요가 폭발할 것이다. 타이밍의 문제.

난이도: 상. 화학 공정 + 규제 대응 + 공급망 구축까지 필요. 하지만 한국이 화학/소재 분야에서 가진 인프라를 생각하면,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


두 기회 모두 "더러운 문제를 기술로 풀면 돈이 된다" 패턴이다. 특히 폐기물 분류 로봇은 SaaS형 비즈니스 모델(톤당 과금)이 이미 검증되었고, 섬유 리사이클링은 규제가 시장을 만들어주는 구조다. 둘 다 한국 기술력이 통하는 영역이라는 게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