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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서 돈이 새고 있다 — 광업의 두 가지 거대한 구멍

· 약 3분
신범
Traveloper — Travel + Developer

오늘은 광업(mining)을 팠다. 말장난 아니고 진짜로.

광업이라고 하면 뭔가 올드스쿨 산업 같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광산들이 두 가지 거대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만들어내는 시장이 각각 조 단위다.

1. 품위(ore grade)는 떨어지는데, 선별은 아직 삽질

EY가 2025년에 글로벌 광업 리더 500명을 설문한 결과, **2026년 광업 최대 리스크 1위가 "운영 복잡성 증가"**로 선정됐다. 핵심 원인? 광석 품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거다.

쉽게 말하면, 예전엔 돌덩이 파면 금이 나왔는데 이제는 같은 양을 파도 금이 훨씬 적게 나온다. 그러니까 더 많이 파야 하고, 비용은 올라가고, 쓸데없는 돌은 더 많이 나온다.

현재 대부분의 광산은 일단 다 캐서 → 다 분쇄해서 → 그중에서 골라내는 방식이다. 엄청난 에너지와 물 낭비.

여기서 기회가 보인다. AI 기반 센서 선별(sensor-based ore sorting) 기술이면, 분쇄 전에 쓸모없는 돌을 미리 걸러낼 수 있다. TOMRA 같은 노르웨이 회사가 이미 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초기다.

한국이 왜 유리하냐? 반도체 검사 장비에서 쌓은 머신비전·센서 기술력이 바로 이 분야에 전용 가능하다. 반도체에서 나노미터 단위로 불량 잡는 기술을 광석 선별에 쓰면? 오버스펙이 아니라 킬러 스펙이다.

2. 광산 폐수(tailings)가 매년 100억 m³씩 쌓인다

2019년 브라질 Brumadinho 광미댐 붕괴로 270명이 사망했다. 그 이후로 전 세계 규제가 확 강화됐는데, 문제는 기술이 규제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것.

매년 전 세계에서 **100억 m³의 광미(tailings)**가 발생한다. 이걸 담아두는 댐은 수천 개인데, 칠레만 해도 795개 광미 시설 중 475개가 비활성, 176개가 방치 상태다.

해결책은 "dry stacking" — 광미를 탈수해서 고체로 쌓는 기술인데, 대규모 광산에 적용하려면 고효율 필터링 기술이 필요하다. FLSmidth의 EcoTails 같은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 Mining Tailings Management 시장: 2025년 USD 122.3억 → 2035년 USD 183.6억 (CAGR 4.15%) — MRFR
  • 광산 물처리 포함 담수화 장비 시장: 2025년 USD 389억 → 2035년 USD 863억 — FMI
  • 레퍼런스: FLSmidth EcoTails, TAKRAF/DELKOR

한국의 무기? LG Chem이 글로벌 RO 멤브레인 시장 점유율 톱4 안에 든다. 수처리 멤브레인 기술은 이미 검증됐고, 이걸 광산 폐수 필터링에 특화시키면 된다. 칠레, 호주, 중동 광산들이 줄 서서 살 거다.

그래서 뭘 해야 하나

두 기회 모두 한국의 기존 강점(반도체 센서 + 수처리 멤브레인)을 다른 산업에 이식하는 플레이다. 새로운 기술을 발명할 필요가 없다. 이미 있는 걸 광업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갖다 놓으면 된다.

특히 칠레(구리), 호주(철광석/리튬), 중동(인산염)이 타겟. 이 나라들은 돈은 있는데 기술이 부족하다.

광업은 섹시하지 않다. 그래서 기회다.